기자명 정재욱 기자 (wodnr1725@skkuw.com)

우리 학교 사학과와 한문학과의 답사 프로그램은 졸업 필수요건임에도 불구하고 학우들로부터 별도의 답사비용 10만 원을 필요로 해 학우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돼왔다.

우리 학교 본부 측의 추가지원 없이 두 학과의 과 예산만으로 답사 지원이 이뤄지는 것이 별도의 답사비용 지불의 한 원인으로 보인다. 한 한문학과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예산도 줄고 있고 과 전체 예산에서 답사 지원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 남은 예산으로 학부와 대학원을 운영하는데 지장이 있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학교 예산기획팀(팀장 박성현) 박봉균 직원은 “각 과마다 예산 배분이 동일한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특정과에 대한 추가적인 예산 지원이 어렵다”며 “학부자체 내규로 정해진 졸업필수 요건에 대한 경비는 학과의 예산 내에서 답사 비를 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학과는 이러한 답사를 각각 5년과 2년 전부터 졸업필수요건으로 지정해 운영해오고 있다. 박재우(사학) 학과장은 “학과 공동체의 결속력이 약해졌고, 그 결과 한 번도 답사에 참여하지 않고 졸업하는 학생이 많아지면서 답사를 졸업요건으로 지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진(한문) 학과장은 “전공답사가 한문학과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학생들의 자율에 맡겼더니 다수의 학생이 참여하지 않아 곤란하다고 판단해서 졸업하기 전까지 답사를 의무화했다”고 말했다. 사학과의 경우 2박 3일 일정으로 연 2회, 한문학과의 경우도 같은 일정으로 연 1회 진행하고 있으며, 졸업을 위해서는 두 학과 모두 최소 2번 이상 답사에 참가해야 한다.

일러스트 | 유은진 기자 qwertys@

답사 지원비, 학과 예산 과반 차지
추가 예산 지원, 현실적으로 힘들어

학우들은 이러한 상황이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사학과의 한 학우는 “답사를 원치 않는데 이번에 졸업 때문에 답사 신청을 했다”며 “반드시 들어야하는 수업임에도 학생들이 부담이 크다는 게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문학과의 한 학우는 “답사 자체가 졸업 필수로 지정된 것이 학생 입장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학과에서 답사를 졸업 필수요건에서 제외할 생각이 없다면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재정적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양대의 경우 본부에서 해당 학과에 대한 답사비용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한양대 사학과 관계자에 따르면 “졸업 필수로 답사프로그램을 과에서 운영하고 있고 학우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대학 본부에서 답사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에 예산을 추가적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학과 학생회들은 답사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이 졸업요건 지정으로 비롯된 학우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과 재정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입장이다. 한동규(사학 16) 회장은 “전공졸업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학우들이 답사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답사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이도(한문 14) 회장은 “한문학과 모든 학우들에게 답사 비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데 지원금이 있으면 이러한 부담이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졸업 필수로 답사가 지정되면서 생긴 학우들의 재정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