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호성 기자 (doevery@skkuw.com)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무엇인가
클라우드(Cloud) 컴퓨팅은 서로 다른 물리적인 위치에 존재하는 컴퓨팅 자원을 가상화 기술로 통합해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컴퓨팅 자원은 컴퓨터에 내장되어 있는 각종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및 저장 매체를 의미하는데,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통해 사용자는 웹에만 접속하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컴퓨팅 자원을 클라우드로부터 제공받아 사용할 수 있다. 그 대가로 사용자는 사용한 컴퓨팅 자원만큼의 비용만 지급하면 된다. 더 이상 값비싼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고 설치할 필요가 없어지고, 디스크 용량에 대한 걱정 없이 원하는 자료를 저장하고 어디서나 확인 가능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클라우드에서 대신 이루어진다. 아마존이나 구글과 같은 대규모 컴퓨터 기업이 구축해놓은 막대한 크기의 데이터센터 안에서 클라우드는 생성되고 이는 서비스를 원하는 사용자에게 제공된다.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개인이 PC를 소유하고 업데이트시키던 시대에서 이제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제공하는 컴퓨팅 자원을 빌려다 쓰는 시대로 변했다. 미국 경제 주간지 <포춘>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달로 컴퓨터는 사망 선고를 받게 되지만, 결국 디지털 라이프는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사용자는 이제 묵직한 컴퓨터 없이, 웹에 접속할 수 있는 단말기와 일정한 요금만 지급하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컴퓨팅 환경을 구축해 업무와 작업을 하고 게임까지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기업의 차원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은 업무의 환경과 조직의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파격적인 기술이다. 기업은 더 이상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필요 없이 클라우드를 통해 원격으로 서비스 받는다. 따라서 기업은 유지하고 있던 IT 부서의 인력을 대폭 축소할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를 통해 업무에 관련된 각종 자료를 업로드하고 공유함으로써 기업 간의 원활한 협업과 소통을 위한 환경이 마련되어 업무의 효율성이 증대된다. 기업과 같은 대규모의 컴퓨터 환경에서는 비용절감의 효과도 더욱 커지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클라우드 기술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정보관리 기업 베리타스테크놀로지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74%가 클라우드 도입을 고려하고 있으며 응답한 기업 중 1/3이 비용 절감을 장점으로 꼽았다.

클라우드와 가상화
다수의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장애 없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제공받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IT 기술들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가상화 기술 △대규모 분산처리 △오픈 인터페이스 △서비스 프로비저닝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가상화 기술에 있다. 가상화란 물리적으로 다른 시스템을 논리적으로 통합하거나 반대로 하나의 시스템을 논리적으로 분할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케 하는 기술을 말한다. 물리적인 하드웨어의 한계를 넘어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가상화 기술인 것이다. 예를 들어 서버를 가상화하게 되면 한 대의 서버를 여러 대인 것처럼 나눠주거나 여러 대의 서버를 한 대로 묶어 활용할 수 있다. 가상화를 통해 보다 탄력적인 서버 운용이 가능해 지고 평균적으로 물리적 서버 대수를 약 1/3로 절감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서버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 및 에너지 또한 줄어든다. 실제로 기업의 데이터 센터는 유지 및 냉각을 위해서 연간 300억 와트(W)의 전기를 소모한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30개에서 생산하는 전기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위와 같은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세계 정보통신기술협회인 GeSI(Global e-Sustainable Initiative)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도입할 경우 가상화를 통해 약 92%의 서버 대수를 줄일 수 있다. 정보가 많아지고 그에 따른 전력소모가 나날이 늘어남에 따라 그린 IT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오늘날, 클라우드 컴퓨팅은 그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름(Cloud) 속에 숨겨진 위험
이처럼 각종 장점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이지만 사용자들은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표출한다. 바로 보안 및 안정성에 대한 물음이다. 많은 사람이 클라우드 서버가 해킹되면 그 안에 저장되어 있는 개인정보 및 자료들이 한꺼번에 유출되는 대형 보안사고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걱정과 다르게 현실적으로 대형 보안사고가 발생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개인 및 중소규모의 기업이 자체적으로 보안을 유지하는 반면 대규모 컴퓨터 기업인 구글 및 아마존은 다수의 전문적인 인력을 통해 보안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클라우드와 일반 서버에서의 보안사고는 종종 열차와 자동차 사고로 비교된다. 열차는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지만, 사고율 자체만으로 봤을 때는 이용자의 입장에서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다.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정수환 교수는 “하나의 클라우드 계정을 해킹하여 클라우드 내에 있는 다른 가상머신을 해킹하기는 어렵다. 가상머신 간에 방화벽이 존재한다”며 “사람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의 보안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클라우드의 문제점은 보안보다 안정성에 있다고 말한다. 서비스 제공업체가 관리 부주의나 실수 등의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원활히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서비스가 종료될 수도 있다. 실제로 2008년 7월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S3가 약 2시간가량 중단되며 수천 개의 기업과 개발자들, 그리고 30만 명의 사용자들이 피해를 본 사례가 있었다. 4년 동안 유지되었던 ‘다음’의 클라우드 서비스 또한 2015년에 갑작스럽게 종료되며 사용자들은 저장해둔 자료를 옮겨오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정 교수는 “안정적인 클라우드 사용 환경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보안지침서를 구축해야 한다. 클라우드 서비스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인증제도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보안유지에 대한 제도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국내외 클라우드 컴퓨팅의 동향 및 전망
각종 위험에도 불구하고 놓칠 수 없는 장점들로 인해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고 있다. IT 시장 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는 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장되어 2020년이 되면 19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전망치인 965억 달러를 2배 이상 넘어서는 규모다. IDC는 미국이 올해 시장의 2/3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 CEO 에릭 슈미츠가 2006년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정의내린 이후로, 미국은 일찍부터 클라우드 컴퓨팅에 주목하였다. 현재 전 세계 시장의 40%에 해당하는 클라우드가 아마존에 속해 있을 정도로 미국 내 기업의 클라우드에 대한 주도권은 두드러진다.
IT 강국이라는 이미지와 다르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이 느린 편이다.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장비를 직접 손길이 닿는 곳에 보유해야 한다는 의식과 컴퓨팅 자원을 빌려다 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기존의 IT관리 조직에서도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 중요성 및 효율성이 확대됨에 따라 오늘날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작년 3월 클라우드 발전법을 통과시키며 공공기관에서 클라우드를 도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공공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공공시장을 발판으로 산업 전체의 발전을 이룩하겠다는 의도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법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2014년 5239억 원에서 지난해 7644억 원 규모로 성장하는 등 점차 확장해 나가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KT 유클라우드 또한 6000여개의 기업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업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업무 환경의 변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기업 및 연구소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적용하여 업무 환경을 구축할 것이다. 앞으로 기업 및 연구소에서 일하게 될 대학생들은 이에 적응하여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지금은 IT 정보화 시대다. IT의 큰 축으로 자리 잡은 클라우드에 대한 익숙함의 여부는 개인과 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정 교수는 “학생들이 앞으로 취직활동을 하거나 연구 활동을 할 때 업무 환경은 지금과 매우 달라질 것이다.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관심을 두고 적응해야 한다. 변화에 쫓기듯이 따라가다가는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며 학우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