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소현 기자 (ddloves@skkuw.com)

“아름다운 향기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기억되길 바라요.” 성년의 날 선물하는 향수는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학교와 가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성인의 길에 접어들었기에 상대와의 관계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당신의 향기가 누군가에게는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향이 전하는 향수(鄕愁), 향이 한 사람의 브랜드가 되었기에 향수는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다. 하나의 자기표현 수단일 뿐이다.

 

일러스트┃강도희 전문기자 webmaster@

만 19세가 되면 학생의 신분을 벗어나 치열한 사회를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세계 각국에서 기념하는 ‘성년의 날’의 의미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디는 이들을 축하하고 그 책임감을 알려주는 날인 셈이다. 성년의 날인 매년 5월 셋째 주 월요일에는 이제 막 성인이 된 만 19세의 사람들에게 장미, 키스, 향수를 선물한다. 그 중 향수는 만 19세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받고 싶은 선물 중 1위로 꼽혔다. 고가의 제품이기에 전문직 사람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향수가 오늘날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향수의 기원은 고대 종교적 의식으로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몸을 청결히 하고, 참나무 잎으로 낸 즙을 몸에 바르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화장품인 셈이다. 그 후 향수는 이집트 문명권을 거쳐 그리스와 로마 등지로 퍼져 귀족계급의 기호품이 됐다. 초기에는 자신의 체취, 악취를 숨기기 위해 향수가 사용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특히 도시 곳곳에 오물과 악취가 심했던 17세기 프랑스에서는 향수 산업이 크게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향수가 유명 디자이너들에 의해 패션 산업에 도입되면서 수요가 늘게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대중화됐다. 

강한 체취를 가리기 위해 향수가 보급된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선물용으로써의 향수 소비가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그 중에서도 20대의 소비가 눈에 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20대의 52.3%가 향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년의 날을 비롯하여 밸런타인데이, 생일 등의 기념일에 향수를 선물하는 젊은 층이 증가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향수를 사치품으로 생각하던 기존의 인식에서 벗어나 기분 전환과 자기만족, 자기표현의 수단으로써 향수를 사용하는 문화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학생들을 비롯한 20대의 향수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향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향수를 본인이 직접 사용함은 물론이고 선물하는 이들도 늘었으며 향수 공방을 찾아 자신만의 수제 향수를 만드는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향수에 대해 관심을 가진 대학생들이 모인 대학 연합 향수 동아리와 대학생 향수 마케터 활동 역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