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반 고흐 인사이드> 김철식 연출

기자명 최소현 기자 (thonya@skkuw.com)

 

미디어아트에 대해 소개해달라.
미디어아트라는 분야 자체는 굉장히 광범위하다. 디지털 영상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하나의 작품도 미디어아트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아티스트로는 백남준 작가를 꼽을 수 있다. 명화 기반의 미디어아트 같은 경우에는 기존의 명화를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서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디어아트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무기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펜, 음악가는 목소리, 무용수는 몸이라는 소통의 매체를 가지고 있다면 미디어아트는 이와 더불어 디지털 기기라는 또 다른 표현수단을 가지고 있다. 무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관람객에게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3D나 4D 영화가 사람들에게 직접 그 세계를 체험했다는 효과를 자아내듯이, 미디어아트 역시 관객들에게 일반 순수예술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다.

<반 고흐 인사이드>전 기획에서 중점으로 둔 부분은 무엇인가.
‘빈센트 반 고흐’는 시기에 따라 화풍이 굉장히 많이 변화했던 작가다. 어떤 도시에 거주했으며 어떤 작가들과 함께 어울렸는지, 또 그로 인해서 자신의 심리상태가 어떻게 변했는지가 그림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새롭게 받아들인 기술 역시도 그림 속에 그대로 담겨있다. 이러한 화풍의 변화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는지를 다른 재질, 다른 형태의 캔버스를 사용해 시각적으로 나타내기 위해서 노력했다. 더 나아가 이렇게 달라진 시각적 이미지에 따라서 느껴지는 감흥이나 공감각적인 심상은 사운드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

<반 고흐 인사이드>전에 사용된 기술을 간략하게 설명해달라.
영상 후반 보정작업을 통해 2D 이미지에 움직임을 주거나 화려한 효과를 적용하는 ‘모션그래픽’과 건물이나 조형물의 형태를 스캔하여 그에 맞게 영상을 투사하는 ‘3D 프로젝션 맵핑’ 등이 주로 사용되었다. 콘텐츠와 관람객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인터랙티브 방면에서는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과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기술이 있다. 현실의 이미지에 가상의 이미지를 겹치는 AR은 그리 어려운 기술이 아니었다. 고흐가 그렸던 장소를 그림과 동일한 구도로 촬영해서, 고흐가 봤던 그 장면이 그림으로 어떻게 변했는지 패드를 통해 관객들이 직접 목격할 수 있도록 했다. 고흐의 그림 ‘밤의 카페’는 VR로 공간을 재구성하여 관객들이 직접 가상의 그림 속에 들어가서 그 공간을 걸어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해외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미디어아트의 현 상황은 어떠한가.
기술적인 측면을 보자면 일본이나 미국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시장에서 재미있는 작업이 더 많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실패의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있어야하는데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실패에 대한 위험이 크기 때문에 획기적인 시도가 나오기 어렵다. 대신 시각과 청각, 촉각 등의 감각을 비롯해 공간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명화 기반 미디어아트에 대해서는 <반 고흐 인사이드>가 앞서있다고 자신한다.

앞으로의 미디어아트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가능하다면 SNS와 VR기술, 그리고 전시장에서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유기적인 소통이 가능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콘텐츠를 기획하고 싶다. 아마 머지않아 가능하지 않을까. 또한 디지털 기기가 발전되고 네트워크가 대중화되면서 콘텐츠 제작자와 수용자의 구분이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든지 각자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간단한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이를 표현해보는 시도가 많이 등장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