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난지캠핑장 체험기

기자명 송윤재 기자 (songyoonjae92@skkuw.com)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고 바람 한 점 불지 않던 8월 초, 5명의 기자는 한강 난지캠핑장으로 떠났다. 캠핑이 처음인 우리의 목표는 저렴한 캠핑.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들이기에 저렴하면서도 알차게 즐길 수 있는 캠핑을 준비했다. 지난달 12일부터 1박2일간 초보들이 떠난 좌충우돌 캠핑체험기를 소개한다.

AM 10:00 혜화역에서 대장정의 서막을 알리다
텐트를 짊어지고 가방에 짐을 가득 담아 혜화역에 모였다. 냄비부터 시작해 △모기향 △보드게임 △버물리 등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획에 없던 물건들도 잔뜩 가져왔다. 들뜬 기분으로 지하철에 올라 상암 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 혜화역에서 출발해 상암 월드컵경기장까지 걸린 시간은 40분 남짓. 짐은 무거웠지만 발걸음은 가벼웠다.

 

                                                                                                             김은솔 기자 eunsol_kim@

   

 

 

 

 

 

 

 

 

 

 

PM 2:00 드디어 난지캠핑장 입성! & 캠핑 초보의 텐트 설치
 11시 30분쯤 월드컵경기장역 근처에서 먹을거리들을 사고, 캠핑장으로 향했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난지캠핑장까지는 걸어가기엔 꽤 먼 거리다. 무거운 짐을 지고 걷기 어려웠던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8인승 용달차. 8천원 정도를 내면 난지 캠핑장까지 실어다 준다. 15분 정도 차를 타고 들어가니 드디어 난지캠핑장의 간판이 보였다.
 매표소에서 예약확인을 한 후, 모두 손목에 입장 띠를 맸다. 마치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들떴다. 캠핑장 입구에 있는 리어카에 짐을 싣고 텐트 구역으로 향했다. 난지캠핑장에는 텐트가 쳐진 구역도 있지만, 우리는 캠핑을 온전히 경험해 보고자 자가 텐트 구역을 택했다. 햇볕이 가장 뜨거운 3시, 옆에서 텐트 치는 사람들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워가며 텐트를 완성해 나갔다. 텐트 설치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분노의 망치질과 땀으로 샤워하며 30분 만에 텐트를 완성했다.

              김은솔 기자 eunsol_kim@

 

 

 

 

 

 

 

 

 

김은솔 기자 eunsol_kim@

 

PM 3:30 캠핑에 필요한 도구 찾기
난지캠핑장에는 모든 것이 구비돼있었다. 밖에서도 장을 봐올 수 있지만 캠핑장 안 마트에서도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대여소에서 △버너 △아이스박스 △화로대 등 캠핑에 필요한 장비를 빌릴 수도 있다. 전기를 사용하거나 선풍기 대여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캠핑 장비를 대여하고 입장료와 부지를 합해 대략 7만원에 캠핑을 즐길 수 있었다. 캠핑장 내부에 설치된 텐트를 사용하면 텐트를 대여해가는 것보다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김은솔 기자 eunsol_kim@

 

 

 

 

 

 

 

 

 

 

PM 4:00 캠핑의 꽃 물놀이 & 내기 배드민턴
가장 먼저 한 것은 정해진 시간동안 핸드폰을 만지지 않는 ‘폰 스택’게임. 캠핑에서만큼은 서로에게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4시 즈음 우리는 물놀이를 시작했다. 물총을 사 캠핑장 전체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물을 쏴댔다. 모두가 물에 젖은 생쥐 꼴이 됐음에도 복수에 복수를 더 하는 총격전은 한동안 계속됐다.
젖은 옷이 채 마르기도 전에 내기 배드민턴이 시작됐다. 벌칙은 진 팀이 20초 동안 물 맞기. 승부욕이 발동한 우리는 필사적으로 몸을 날려 공을 받아냈다. 아웃이냐 아니냐를 두고 설전도 이어졌다. 간만의 여유를 즐기는 사이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PM 6:00 캠핑의 ‘끝판왕’, 바비큐 파티
번개탄에 불을 붙여 화로를 만들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남자들이 고기를 굽는 동안 여자들은 김치찌개를 끓이고 밥을 지었다. 화로에 굽는 고기는 처음이라 많이 태웠지만, 그 어떤 고기보다도 맛있었다. 처음 끓인 김치찌개도 기대 이상이어서 밥 한 그릇이 뚝딱 비워졌다. 여기에 술 한 잔을 나누니, 진솔한 이야기가 오가며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저녁이 되자 하나둘 사람들이 들어와 주변에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옆 텐트의 백영기 씨는 “아이들과 같이 캠핑을 즐기려고 직접 캠핑장비를 사서 나오게 됐다”며 “처음 캠핑에 왔는데 이제 자신감을 얻어 다른 곳도 가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바비큐를 굽고 있던 대학생 조유진 씨는 “펜션보다 가깝고 가격도 훨씬 저렴해 좋다”며 “다음에 또 올 계획”이라고 했다. 흥겨운 바비큐 파티 후, 우리는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눴다.

PM 10:00 시원한 밤공기를 느끼며 거닌 한강 수변공원
난지 캠핑장은 주변에 하늘공원과 한강이 자리해 둘러볼 것이 많다. 저녁을 먹고 소화 시킬 겸 한강 수변 공원을 산책했다.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특히 강 너머로 보이는 야경은 탄성을 자아냈다. 갈대숲에는 사이사이 벤치도 있고 버드나무도 있어 제법 운치가 있다. 곳곳에 숨은 사진 찍기 좋은 장소들에서 추억을 남기는 것도 쏠쏠한 재미.

AM 12:00 모기와의 사투 그리고 잠자리로
텐트 안에 불을 켜둔 탓에 텐트 주변에 온갖 벌레가 꼬였다. 특히 극성이었던 모기를 막기 위한 대책은 모기향 바리케이드. 모기향 6개를 텐트 주위에 둥글게 둘러 설치했다. 텐트가 연기로 가득차는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선풍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혹여나 벌레가 들어올까 꼼꼼히 텐트를 잠근 뒤 몸을 뉘었다. 텐트는 4인용이었으나 일렬로 누우니 간신히 5명이 누울 수 있었다. 다들 피곤했던지 불을 끄자마자 잠이 들었다. 그렇게 다사다난했던 캠핑장의 하루가 저물었다.

AM 7:00 캠핑 초보들의 아쉬운 엔딩
새벽의 캠핑장은 밤새 내린 이슬로 잔디밭이 촉촉하게 젖었고 물안개가 옅게 끼어있었다. 난지 캠핑장은 샤워장까지 다 갖추고 있어 씻기에 편하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차가운 물만 나온다는 것은 참고사항. 컵라면 한 사발로 배를 채우고 어제의 흔적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뙤약볕 아래 땀을 뻘뻘 흘려가며 쳤던 텐트를 막상 철거하려니 아쉬웠다. 텐트를 다 접고 난 빈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들어올 때보다 한층 가벼워진 가방을 둘러매고 캠핑장을 떠났다. 진한 아쉬움을 안고 우리의 캠핑은 그렇게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