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나영인 기자 (nanana26@skkuw.com)

▲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의 골목. 지난 50년간 이 골목의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나영인 기자 nanana26@skkuw.com

양공주, 양갈보, 호스티스, 바 걸 …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던 그들. 한국전쟁 이후 주한 미군기지촌에서 미군들을 상대했던 매춘 여성들이다. 혼란스러웠던 사회 속에서 그들은 무시받고 경멸받았지만, 한편으로는 국가에 의해 ‘민간 외교관’, ‘외화벌이 산업역군’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번 기획에서는 기지촌 여성의 삶 뒤편에 자리하고 있던 국제 정치와 국가 안보 아래에서 개인에게 가해진 폭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동시에 당시 기지촌 여성들이 받은 피해의 비참함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그들을 희생자의 틀에 가두는 것을 경계한다. 그들은 당시 사회적, 경제적으로 박탈당한 존재임과 동시에 자신의 방식으로 인생을 헤쳐나갔던 개인이며, 국제관계에서 또 하나의 역할을 담당했다. “가족 모두 벌어 먹였던 당시가 행복했다”고 말하는 그들을 통해 우리는 시대의 아픔과 국가의 역할, 그리고 그동안 그들을 침묵하게 한 사회적 낙인에 대해 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