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재(수학11)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이렇게 수상소감을 적는 것은 처음이라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일단 써야 하기에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더니, 소설을 쓰게 된 계기를 말하는 게 가장 와 닿지 않을까 해서, 이번에는-이라고 해도, 다음이 온다는 보장은 없지만-그것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처음에는, 여름철이 되면 으레 흘러가기 마련인 하나의 뉴스에서 시작했습니다. 전력이 부족하다, 가정에서 전기를 아껴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를 더 짓겠다, 하나마나한 이야기들… 가장 중요한 내용인 “산업용 전기가 가정용 전기보다 훨씬 더 싸다”는 것은 비밀로 한 채, 정부는 “집에서 전기를 펑펑 쓴다고 가정하는”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했습니다. 아마 마지막 말인 ‘원자력 발전소’가 나오지 않았다면, 저는 그냥 전력부족 등의 경고를 흘러넘겼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원전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적인 생각을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저는, 차마 ‘전력부족’이라는 네 글자를 흘러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에어컨을 위하여>는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첫 문장은 뉴스에서 따 온 것은 아닙니다. 그냥 제가 적당히 생각해 낸 것에 불과합니다. 첫 문장을 짓고 보니 앞으로-시간적인 의미에서, 미래로-이런저런 인물과, 장면들이 머리에 떠올라서, 초여름의 점점 더워지는 날씨를 견디며 서두르지 않고 적어 나갔습니다. 쓰고 보니, 분량이 원고지로 했을 때 65매 정도 되는 짧은 글이 나왔습니다. 지면의 한계로 글의 전문이 실리지는 않는다고 합니다만, 아마도 글의 전문을 궁금해 할 학우는 거의 없을 것 같아서, 따로 온라인에 글을 올리거나 하지는 않겠습니다.
별로 쓴 것도 없는데, 다시금 분량제한에 걸리고 말았네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고 싶다면, 이 글은 가급적이면 전문이 지면에 실렸으면 합니다. 지금 적고 있는 이 문장까지 포함해서요. 이제 겨울이 끝나갑니다. 냉골인 방에서 추위에 떨며 지낸 학우도 있을 테고, 따뜻한 방에서 느긋하게 지낸 학우도 있을 테지만, ‘봄’은 누구에게라도 평등하게 주어졌으면 합니다. 이만 줄입니다.

▲ 정민재(수학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