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우 기자 (tim8487@skkuw.com)

원전 늘리는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사태가 터진 이후 일각에선 원전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가 계속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14일 정부는 ‘제2차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이하 에기본)을 확정하며 다시 한 번 원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에기본 중 원전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 현재 23개 원전과 건설 중인 11개의 원전에 2035년까지 7개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해 총 41개의 원전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원전이 가격 경쟁력을 지니며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에는 현재 △경주 5개 △부산 4개 △영광 6개 △울진 6개 △울산 2개로 총 23개의 원전이 있다. 이 중 부산의 ‘고리 1호기’와 경주의 ‘월성 1호기’는 30년이 넘은 노후한 원전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이미 원전 밀집도에서 세계 1위다. 여기에 에기본의 목표가 지켜진다면, 2035년까지 우리는 총 41개의 원전을 보유하며 세계 3위의 원자력대국에 오르는 것이다.
이러한 국내 우라늄 원전 현황과 후쿠시마 사태로부터의 교훈을 바탕으로, 정부의 원전 추가 건설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있다. <한국탈핵>의 저자이자 반핵의사회 운영위원장인 김익중 교수는 우라늄 원전의 안전성과 사용 후 핵폐기물 문제에 대해 경고하며 원전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 우라늄 원전, 노심용융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아
김 교수는 국내 우라늄 원전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노심 용융’의 가능성 때문이다.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태 때 모두 ‘노심 용융’이 일어났다. ‘노심 용융’이란 원자로가 담긴 압력용기 안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중심부인 핵 연료봉이 녹아내리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때 방사능이 유출된다. 보통 우라늄은 사용이 끝나더라도 끊임없이 핵분열을 일으키면서 방사능과 고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이를 식히기 위한 냉각장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냉각장치의 사고 및 고장으로 인한 ‘노심 용융’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편, 일각에선 국내 원전이 후쿠시마의 ‘비등형’과는 다른 ‘가압 경수로’ 방식이기에 ‘노심 용융’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들은 ‘가압 경수로’가 물을 직접 데우지 않아 방사능 유출 위험이 적으며, 증기 발생기가 방어막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가압형 원전이 후쿠시마의 비등형 원전보다 노심 용융에 대해 월등히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가령 ‘가압형 경수로’가 증기를 간접적으로 만들며 방어막이 있기 때문에 ‘증기 유출에 의한 방사능 오염의 가능성’으로부터는 더 안전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핵 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노심 용융이나 원자로 자체의 폭발로부터의 안전성을 완전히 보장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첫 대규모 노심용융이 발생했던 미국 스리마일 원전도 가압경수로 원전이었다.

‘임시방편’ 저장수조, 핵폐기물 관리도 문제
우라늄 원전은 핵폐기물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도 위험하다. 핵 발전을 하면 핵폐기물이 양산된다. 핵폐기물은 방사능 농축량을 기준으로 ‘고준위핵폐기물’과 ‘중·저준위 핵폐기물’의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한국탈핵>에서는 핵폐기물 보관과 관련한 기술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고준위 핵폐기물은 높은 방사능 때문에 10만년 이상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나, 이 기간 동안 핵연료봉 내의 방사능 물질이 자연계로 나오지 않게 할 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현재 고준위 핵폐기물이 임시 방편에 불과한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안에서 보관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마저 2016년에는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그 문제가 심각하다. 중·저준위 핵폐기물에 대한 관리는 고준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용이하기에 이미 경상북도 경주시에 폐기물 관리장이 건설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방폐장의 암반 상태가 불안정하며 지하수가 나오고 있어 방사능이 유출될 가능성을 지녔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원전, 당면 문제는 해결하되 서서히 줄여나가야
에기본에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자연재해 등에 대비한 원전 안전성 강화에 대한 계획이 나와 있다. 해안방벽 증축, 주요 안전 점검 항목의 확대 등 다양한 계획들이 에기본에 있다. 이와 동시에 핵폐기물 관리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작년 10월 출범한 ‘핵연료 공론화 위원회’의 고준위 핵폐기물 관리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와 관계 기관의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그러나 위에 언급된 계획만으로 원전 관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우라늄 원자력 발전소는 그 기본 구조상 안전성과 핵폐기물의 발생으로부터는 결코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소한 현재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의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가면서도, 기존의 우라늄 원전은 점차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 우라늄 원전. 단순히 효율성의 측면에서만 이해하기에는 위험할지 모른다.

◆국가 에너지 기본 계획=에너지 부문의 모든 분야를 총망라하며, 다른 에너지 관련 계획들과 체계적으로 연계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조정하는 종합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