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훈(국문12)
기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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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동자에서 셀로판지 구겨지는 소리를
듣고 싶다
깨진 조개 껍데기 하나 없는 푸르뎅뎅한 바다는
각진 문장들을 무수히 실어나르지만
그 속에서 너는 꾸륵꾸륵 소리를 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모래알 속 박혀 있는 소라 껍데기에 귀를 대봐도
살 떨리는 적막만이 잠자고 있을 뿐 그 속에
너는 없다
언제였을까
너와 내가 빈방에 즐거이 갇힌 채
산소가 떨어질까 조마조마하며 숨쉬던 때가
언제부터였을까
너와 내가 한 가운데 바다를 놓고
죽어 있는 문장들의 파도만을 탐닉하던 때가
다시 한번 듣고 싶다
바람 한 점에 툭 내떨어트린 말이 아닌
어두운 골목 담쟁이처럼 지리멸렬하게
너의 발 아래부터 온몸으로 타고 온 말을
비록 그것이 내 존재를 흐트려 놓을지라도
나는 듣고 싶다
아니,
내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너에게로 가는 바닷속으로
휘몰아치는 파도속으로 들어가는 일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내 온몸 던진 채
반짝거리는 바닷속 소금 알갱이를 세는 일